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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식물 관리

초간단! 농약없이 뿌리파리 퇴치하기

 

 

 

끈질긴 뿌리파리와의 사투, 과연 박멸이 가능한가? 

식물을 오래 키워오신 식집사님들은 분명 식물 주변에 날아다니는 날파리를 보신 적이 있으실 거예요. 하나 둘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초파리 비슷한 녀석인가?'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내버려 두면 큰 오산이죠, 녀석들이 며칠사이에 엄청나게 번식하여 집안 화분 곳곳에 풀풀 날아다는 광경을 보시게 되실 겁니다. 🥲 제가 여태 식물을 키워오면서 가장 박멸이 힘들었던 녀석은 바로 "뿌리파리(Fungus gnat)" 요놈입니다. 사실 박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잊을만하면 (1-2년에 한 번) 다시 나타날 때가 있어 '이 징글징글한 녀석들은 과연 박멸이 가능할까?🧐'하고 의문이 들 정도로 참 성가시고 끈질긴 해충입니다.

 

지난날 다양한 농약을 사용해 보았지만, 꼭 한두 마리씩 살아남아 다시 화분의 흙 속에 알을 까고 뿌리파리들이 폭증하는 등,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과한 농약 사용으로 식물들만 시들시들 지쳐갔지요...

 

끝없는 뿌리파리와의 사투 끝에, 저는 마침내 효과 있는 (그것도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뿌리파리 퇴치법을 발견하게됩니다! 뿌리파리로 고생하고 있으실 식물집사님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의 몇 가지뿌리파리 퇴치법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농약 없이 뿌리파리 퇴치하기

 

뿌리파리
내 쿠션에서 사망선고가 내려진 성충 뿌리파리, 1~2.5 mm 의 크기로 습한 흙을 좋아한다

 

우선, 적을 제대로 알아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죠? 그럼 간단하게 뿌리파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사실 예상과 달리 뿌리파리가 직접적으로 식물에 해를 입히는 것은 아닙니다. 뿌리파리의 "유충"이 흙 속에서 유기물들을 먹기도 하고 식물의 연약한 뿌리를 갈아먹으며 식물을 아프게 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 유충들이 뿌리에 해를 입혀 식물이 여러 균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뿌리파리의 라이프 사이클

뿌리파리의 일생은 보통 4단계로 이루어져요. 식물에 해를 입히는 뿌리파리의 유충은 흰색의 반투명한 모습으로 약 4 mm의 길이를 가졌어요. 유충은 약 14일 동안 흙에서 살다가 번데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 번데기는 약 4일 후, 성충 뿌리파리가 되어 날아다닙니다. 뿌리파리는 위 사진과 같은 검은색의 약 2 mm 정도 되는 크기를 가졌어요. 녀석은 보통 일주일 정도 생존하는데, 그 기간 동안 짝짓기를 하며 습한 흙에 알을 낳습니다 (몇백 개의 알들을 아주 많이 -_-). 그리고 4일 정도 지나면 그 알들에서 뿌리파리의 유충이 부화하는 것이고요. 그럼 또다시 그 유충들이 우리들의 소중한 식물들을 괴롭히겠지요! 😡 [1], [2]

 

자, 그럼 여기서 뿌리파리의 일생의 어떤 점을 노리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할까요?

 

뿌리파리 퇴치를 위한 전술

우선 성충 뿌리파리는 사람에게 해를 입히진 않지만 무척 성가신 존재입니다. 특히 이 파리는 빛에 반응하기 때문에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는 우리들 주변을 휘휘 날아다니며 짜증 나게 할 뿐이죠. 그렇다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작은 뿌리파리를 모두 없애는 방법은 저희에게 유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동성이 자유롭지 않은 유충 - 번데기 단계를 공략해야 합니다! 또한 뿌리파리의 생애는 위에서도 알려드렸듯이, '14일 (유충 단계) + 4일 (번데기 단계)'로 대부분을 흙에서 보냅니다. 그에 비해 성충 뿌리파리는 약 일주일 정도 살아갈 뿐이지요. 

 

👍

 

 

살충제 사용의 효과는?

 

이렇게 뿌리파리 생애의 한 단계를 끊어버리면, 서서히 수가 줄어들고 결국 완벽 퇴치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해결책으로 시중에 다양한 농약(살충제)들을 팔고 있어요. 저도 그중 하나를 아마존에서 구입해서 사용해 보았어요. 발포 비타민같이 생긴 고체형의 약이었는데, 이걸 물에 녹여 화분에 물 줄 때 일반 물대신 약을 섞은 물을 주는 방식이었어요. 효과가 있는 듯싶었지만 결국 이 방법만으로는 뿌리파리를 퇴치하지 못했습니다. 😭

 

또 식물집사님들은 잘 아시죠? 집에 화분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것을요...

 

저희 집도 화분들이 참 많은데 이 모든 화분에 있는 뿌리파리 유충 및 알들을 박멸하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제 주변에 뿌리파리로 피해를 입은 식집사 친구는 농약을 과하게 주어 결국 식물도 비실비실 죽어가고 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

 

그렇다면, 우린 포기하고 뿌리파리와 동생공사를 해야 하는 걸까요??!

 

그러나 저는 포기하지 않고 뿌리파리를 열심히 관찰했습니다(👀직업병인가 봅니다 ㅎㅎ). 뿌리파리들이 흙 속을 자유롭게 드나들더군요! 몸집이 얼마나 얄팍하고 작은지, 방충망도 소용없습니다. 물론 화분 주변에 노란 끈끈이를 설치해 몇 마리 잡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완벽 퇴치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뿌리파리들이 화분에 못 드나들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어요. 그리고 그 방법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야호!

 

우선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준비물> 

- 색모래

 

초간단&#44; 뿌리파리 퇴치를 위한 준비물: 색모래
초간단, 뿌리파리 퇴치를 위한 준비물: 색모래

 

꼭 색모래가 아니어도 집에 아주 작은 알갱이의 화분용 모래가 있으시면 완벽합니다. 저는 미술용품 파는 곳에서 쉽게 구매했어요. 

 

 

뿌리파리 퇴치법, 정말 간단해요!

뿌리파리 퇴치뿌리파리 퇴치
화분 위 흙 표면에 색모래를 잔뜩 뿌려준다. 빈틈없이!

 

준비된 색모래를 화분 위 흙 표면에 잔뜩 뿌려줍니다. 특히 두께감 있게 1 cm는 넘도록 뿌려주어야 해요. 그래야 번데기에서 나온 성충 뿌리파리들이 모래를 헤집고 올라오지 못하거든요. 물론 반대로 뿌리파리들이 흙 속에 들어가지도 못하고요! 😤

 

이 방법의 유일한 단점은 화분 흙의 표면을 덮기 때문에 흙에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실내 화분의 물 주기를 조절한다면 가장 간단하고 효과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뿌리파리 퇴치가 완료됐다고 생각하는 시점에는 화분 위의 모래들을 전부 걷어주면 되니까 큰 문제는 없습니다. ^^

 

저는 색모래 들을 집안 모든 화분에 다 깔아주었고, 갈 곳을 잃은 뿌리파리들은 서서히 하나둘씩 사라져 갔습니다 ㅎㅎ 이미 구매하신 뿌리파리 살충제가 있으신 분들은 좀 더 빠른 효과를 위해, 이 방법과 병행해서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흙 속 유충들은 죽고 몇 마리 살아남은 녀석들은 흙 바깥으로 올라오지 못하니 서서히 죽어갈 거예요.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화분 아래 물구멍을 통해 뿌리파리들이 드나들기도 하다는 것이에요. 화분 모양에 따라 다르지만, 아래가 편편하지 않은 화분의 경우 그 틈새로 작은 뿌리파리들이 들어가거나 나옵니다. 정말 지독한 녀석들이지요? 물론 과습의 위험이 있지만, 뿌리파리를 몰살시키기 위해서 이런 경우 아래 부분을 랩이나 키친타월로 막아주어야 합니다. 제가 가진 화분들은 대부분이 큰 문제가 없었는데 몇 가지 플라스틱 화분들은 모양이 달라 뿌리파리가 드나드는 것을 발견했고 키친타월을 접어 아래에 막아주었어요. 그야말로 완벽차단!! ㅋㅋ

 

저는 과습이 조금 걱정되어 환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주었어요. 식물들에게 바람이 중요한 것 아시죠? 또 물을 주기 전에 나무젓가락으로 깊숙이 화분을 찔러 흙이 아직 습한지 꼭 확인해 주었고요.

 

그렇게 한두 달 넘어가니 뿌리파리는 사라졌답니다. 😆 VICTORY!!

 

 

뿌리파리 예방하는 식물 관리법

징글징글한 뿌리파리는 언제 다시 우리들의 화분을 공격할지 모릅니다. 사실 여름철 창문만 열어놔도 다른 이웃집에서 뿌리파리가 날아들어와 우리 집에 안착할 수도 있는 것이고, 새로운 화분을 들였는데 그 흙속에 뿌리파리 알과 유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뿌리파리가 서식하기 좋지 않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지요.

 

저의 경우, 꼭 뿌리파리들이 극성을 부릴 때가 겨울철-식물에 쌀뜨물을 주었을 때였어요. 한국은 아마 여름철에 극심할 것 같아요. 제가 사는 곳은 오히려 겨울철 비가 많이 내리고 약간 습한 데다가, 추워서 창문도 잘 열지 않으니 뿌리파리들이 좋아할 환경이거든요. 또 계절과 상관없이 식물에 영양 좀 준다고 쌀뜨물을 좀 준 경우 어김없이 뿌리파리가 신나서 하나 둘 나타나더군요. 뿌리파리들은 영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Fungus: 곰팡이류, 균류) 습한 조건, 곰팡이가 풍부한 곳을 좋아합니다. 또한 유기질 비료를 매우 좋아해요. 무언가 썩어가는 것들 말이에요. 집에서 영양이 될 거라고 불완전하게 퇴비화된 유기물을 화분에 주면 그야말로 뿌리파리 서식지로 딱!입니다. 😅

 

요약하면, 

  • 화분의 배수가 잘되게 하고 물을 너무 많이 주지 않는다 (습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
  • 과한 유기물 비료를 주지 말자
  • 환기를 잘해주고 바람을 쐬어주자 (겨울철 창문을 열지 못한다면 선풍기라도?)

 

 


 

 

뿌리파리로 고생 중인 식집사님들께 저의 무농약 뿌리파리 퇴치법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방법을 시도해 보시고 어떠셨는지 알려주세요. 물론 다른 더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초보 식집사 민트씨는 아직 배울게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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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Fungus Gnats and March Flies. rev. 1986. Oakland: Univ. Calif. Div. Agric. and Nat. Resources. OSA 7051.

[2] 농사로: 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https://www.nongsaro.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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