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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유용한 정보

과학 관련 직업에 대해 알아보자,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란?

 

얼마 전 같은 연구실 독일 친구가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친구는 논문 디펜스를 잘 해냈고 마침내 "닥터 ㅇㅇ"이 되었다 🥳) 그리고 이쯤 되면 심사를 통과하기도 전에 물어보는 질문들이 있다. 

 

"너 학계에 남을 거야?"

 

보통 우리는 졸업 때가 다가오면 "Academia or Industry(company)?" 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그 독일 친구는 결국 아카데미에 남고 싶지 않다고 하였고 돌아온 답은,

 

"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될 거야!"

 

였다😅. 항상 함박웃음을 잘 짓는 그 친구가 더욱더 명랑하게 대답을 해주니 당황하기도 했지만, 일단 나는 처음 들어보는 듯한 그 단어에 관심이 쏠렸다. 

 

"뭐?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그게 뭐야? 과학에 대해 얘기하는 그런 건가...🙄"

 

친구는 신이 나서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과학을 대중들에게 알려주고 재밌게 소개하고 그런 건데~~ blah blah blah ~~

미래에 유망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될 그 친구, 역시 그 직업의 이름에 걸맞게 내게 아주 잘 설명해주었지만 잘 모르면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것! ㅠㅠ 두리뭉실한 개념을 대충 머릿속에 그리고...

 

"와! 멋지다! 꼭 그 직업을 찾았으면 좋겠다, 행운을 빌어!"

 

라는 뻔한 대답을 하곤 대화를 마무리했다. ^^;

 

그렇게 집에 돌아온 나는 그 친구가 너무나 신이 나서 설명하던 게 잊히지 않았다. 마치 '인생의 다음 무대엔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확고한 믿음을 갖고 정말 좋아하는 게 보였기 때문에... 대체 그 직업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나는 더 자세한 것들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는 이 생소한 직업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다.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란 무엇일까?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란 무엇일까?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즉, '과학 의사 전달자'는 이름 그대로 과학을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호칭으로, '과학 저널리스트', '과학관 해설가', '과학 저술가', '과학 연극인', '과학관 큐레이터', '과학 정책 및 과학 연구 출판물 관리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과학자와 일반인의 간극을 메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과학 분야인 물리학, 화학, 생물학, 기술, 보건, 환경과학 등 여러 방면에 걸쳐 과학적 의사소통을 한다. 

 

 

최근 우리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을 통해서 '과학자와 일반인과의 의사소통'은 너무나 중요하다는 걸 제대로 배웠다. 특히 백신에 대한 불신과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쓴 자극적인 기사들. 미디어를 통해 얻은 정보들 중 일반인이 무엇이 옳고 잘못된 정보인지 판별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또 의사소통 스킬이 부족한 전문가들은 복잡한 정보를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따라서 누군가는 이 두 그룹에 중재자 역할을 하여 대중들에게 과학을 쉽게 전달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다.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하는 일은?

그럼 구체적으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들은 무슨 일을 할까?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들은 과학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과학도서나 과학 관련 팟캐스트, 유튜브 및 방송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소통하는 일을 한다. 또 과학관이나 과학전시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과학 실험 등을 쉽게 설명해주는 일도 한다.

 

그 외에도 외국에는 대중들에게 조금 더 익숙한 것이 있는데, 과학 공연 · 과학 쇼가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음악과 춤을 섞어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만한 질문을 던지며 재미있게 과학 지식을 전달한다. 혹시 TED 강연을 본 적이 있는가? 테드의 멋진 강연처럼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은 그와 비슷한 형식의 강연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려고 훈련하고 노력한다.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되려면? 

외국에 대학교에서는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관련 학위가 없어도 과학자와 의사, 엔지니어, 과학교사 등 이공계 관련 전공자로서 과학에 대한 기본적 교육 과정을 밟은 사람이면 누구나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좋고 일상에서 친구나 주변인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도전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국내에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한국과학창의재단, (사)한국과학커뮤니케이터협회, 과학문화 SA(Science Activator) 아카데미 등에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SC) 양성과정을 지원하는 곳들이 있다. 

 

이 외에도 대학생들은 각 자연과학대학에서 보도 자료(라디오, 정기간행물)와 학과 소식 등을 작성하는 기회를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향상할 수 있다. 또 매년 열리는 학회를 통해 심포지엄이나 워크숍을 조직하자고 제안하여 많은 것을 나누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추천하는 쉬운 방법은 '소셜 미디어'이다. 지금 당장 아무것도 없이 혼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해시태그를 이용하여 #대학원생활 #과학커뮤니케이션 #phdlife #scicomm 등과 같이 전 세계인을 상대로 소통할 수 있고 이미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

 

라고 항상 말하던 친구. 과학이 좋아서 계속 더 알고 싶고 연구하고 싶어 박사과정을 시작했고, 이제는 일반인들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친구. 이제 나는 그 친구가 왜 그렇게 신이 나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나도 어릴 적 과학책을 읽고, 과학 영화를 보고 그렇게 우주에 흥미를 느껴 물리학자가 되고 싶단 꿈을 꿨으니 말이다. 어린 학생이 과학 강연을 듣고 '와ㅡ 과학이 재밌네' 하고 과학자의 꿈을 그릴 수 있게 마음의 불을 지펴준다면, 그 순간이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가장 기쁜 순간 아닐까? 

 

최근 그 친구는 새로운 무대에 취업 성공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이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새로운 무대를 그려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 언젠가 그 친구의 길거리 과학 공연을 볼 날을 기대하고, 나 또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어떠한 일을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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